여행을 다녀왔다. 사람이 그립다. 내가 걸었던 길들..
부산의 낮, 지하철, 해운대의 모래사장. 이름 모르게 스쳐 지나간 수많은 사람들. 어여쁜 아가씨들, 아이들,
한 순간 비를 뿌리다가 곧 다시 햇살을 보인 하늘. 노포동 버스터미널, 내가 탄 버스와 그 버스안의 동행들.

 나는 서울로 돌아왔고, 그때 눈여겨 본 그녀들은, 그들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
 나는 시간을 붙들 수 없네. 그 순간의 동행은, 언제 다시 볼 수 있을지 기약할 수 없네. 왜 이리 그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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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도 모르는 그들과, 낯선 그 곳과 정처없이 걷던 나와, 글로는 풀어지지 않을것만 같은 그 순간들.
 홈플러스에서 사 먹었던 데리야끼 국수, 저 멀리 가깝게 앉아 식사를 마친 그녀의 활처럼 휜 허리. 아름다움.
 옆에서 웃고계시던 그녀의 어머니일거라 생각되어지는 분, 그분의 웃음.

 

걷고 또 걸어도 외롭지 않았던 건 갈곳이 있었기 때문이었을거야. 울산!

 동생을 만나고, 또 다른 동생들이 내려오고, 인연. 기쁨, 난 너희를 어떻게 만났니.
 
 울산, 진하 해수욕장. 짙은 밤, 텐트를 펴며, 그 안에 앉아 맥주를 마시며, 피곤한 눈꺼풀을 참으며,
새벽빛을 맞으며, 이와 같은 순간이 다시 있을 수 있을까? 언제 우리는 다시 젊은날의 우리가 되어 그 곳,
그 새벽의 빛을 맞으며, 그 곳에 앉아 있을 수 있을까.

 마음에 물기가 고인다.

 벌써 이렇게 그리워지네. 라면을 끓여먹고, 정성스레 씻은 콩나물과 참치를 넣은, 그리고, 조금도 태우지
않고 정말 깔끔하고 꼬들하게 짓은 아침밥. 파도, 바닷가의 파도와 바람과 나를 지켜보던 그녀와 그녀를
힐끔거리던 내 마음과, 이 모든 것 위에 계신 분과..

 우리는 언제 다시 그곳으로 갈까. 어제였고, 한 글자에 1초씩 그 순간은 영원의 한켠으로, 기억의...

 그게 어제였어. 난 어제 너희와 같이 있었지. 시내를 돌아다니며, 맘껏 사진을 찍으며, 기쁘고 또 기쁘게.

 왜 벌써 너희가 그립냐!  서른, 스물여덟, 스물다섯살의 너희와 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 사람. 한때는 아픔이고, 짜증이고, 미움이던 이들도, 결국, 그리움이었어.
추억이었고, 동행이었고, 그 순간 함께였고, 함께 웃었고, 같은 바람에 추억이 차 올랐고, 발 끝에 닿은
모래는 같은 온도로 따듯하게 마른 바닷가의 모래. 아프다. 영원의 한 조각도 붙들 수 없는 나.
 스치는 현실이기에 추억과 그리움이라는 보석이 후두둑 떨어진다. 쏟아지는 보석의 영롱한 빛, 너희들과의
추억. 나의 어제, 이제는 영원으로, 추억으로 깃들어버린 나의 어제여, 청춘, 젊음.

 세상을 떠날 때, 언제인지 알 수 없는 그날이 불현듯 내게 다가올 때, 그 순간 그 바닷가의 태양과 바람과,
너희의 환한 미소와 고민과 아픔과 함께 해준 배려와 만남 그 자체의 신비가, 나를 스치겠지. 그리고, 나는
웃겠지.

 그 때, 그 이후, 영원의 어느 곳에서 다시 만나 같은 파도를 타며 즐거워할 수 있다면, 젊은날의 고민과
잘 살고 싶었던 우리의 마음이... 왜 자꾸 눈물이 나려고 그러지..

 어제여, 너희들아, 사랑했던, 스쳤던, 맡았던, 바람과 파도와 태양과 너희를. 몇 장의 사진보다 영롱한
추억의 보석으로.. 모두에게 고마워. 정말...




 그리고, 내게 떠날 수 있는 용기, 마음을 주신 당신께, 나의 그리움을 드립니다. 사랑합니다.

                                                                                  2009. 08. 09
August 9th, 2009 21:07 August 9th, 2009 21:07
Posted by rog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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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민달팽이 2009年 August月 11日 20時 50分  Modify/Delete  Reply  Address

    ㅋㅋ 이제 슬슬 장가가셔야 되지않겠소잉~
    은미좀 그만 괴롭히고 ㅋㅋ 여튼 아직도 여행 후유증이 가시질 않아요
    팔도 아직 결리고 행님은 혼자 저희보다 많은 여행을 즐기셨나봐요?ㅋ
    여튼 잼있었다니 다행입니다 저도 덕분에 아주 즐거웠습니다.

    가을에 또한번 강행돌파를~+_+b
    원래 놀러가는거~ 니기적 거리면 못가는거거등요 더 나이 먹기전에 실컷 놀아야지 ㅋ
    여튼 좋은밤되세영~ㅋ

  4. roghky 2009年 August月 11日 22時 22分  Modify/Delete  Reply  Address

    그래, 삶이 아무리 바뻐도 왜 사는지는 잊지않고 살자~. 가을여행 고고씽~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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